
변신에 나오는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는 어느 날 갑자기 벌레가 된다.
잠자는 집안의 대들보였다. 집안의 모든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고 자기 밑으로 누이 두 명이 있었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이미 은퇴한 상태였다. 일을 하지 않고 있었다.
아버지는 이미 은퇴한 삶을 즐기고 있었고, 어머니는 주부로서의 역할을 했다. 누이들은 음악을 배우고 집안에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었다. 잠자는 벌레가 되기 전만 해도 영업을 일로서 하며 상당히 많은 돈을 벌어왔다.
벌레가 되면서 소득은 당연히 끊기게 되고, 잠자는 밥조차 먹으러 나가기 힘들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충격에 빠지게 되었고. 아들의 방문 앞을 어슬렁 거리거나 잠자가 있는 층은 올라오지도 않았다. 부정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잠자는 벌레가 되었다. 그리고 누이들. 집안에서 화목하게 깔깔대며 바이올린 연주를 하면서 삶을 즐기고 있던 누이들은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나마 할 수 있는 건 잠자의 밥을 배달해 주는 것뿐. 그것도 문 앞에 두면 잠자는 밖이 조용해진 걸 확인하고 문을 열고 밥을 갖고 가서 먹는다.
잠자는 단순한 벌레가 아니게 되었다.
짐안의 소득에 기여하지 못하고 심지어 돈을 잡아 먹는다. 밥을 먹기 때문이었다.
다 늙어서 은퇴를 생각하던 아버지는 더 이상 골골대는 소리를 내지 않고서 자신의 전 직장에 찾아가 일을 구했고
어머니는 집안의 손님을 들여 여관 주인으로서 역할을 했다.
누이들은 공부하던 음악을 그만두고 어머니를 도우며 재봉틀을 배웠다.
정말 바쁘게 살아갔다. 어쩌면 원래 이런 모습이어야 할 지 모른다.
내가 보기엔 이런 인간의 특성. 부족함은 원동력이 된다. 특히 생존과 관련된 부족함을 인간을 동물이 아닌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거 같다.
잠자는 어떨까? 가족들이 갑자기 바삐 살아가는 모습을 보게 되니..
잠자는 고요히 자리를 지켰다. 밖으로 나오지도 않고.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잠자를잠 자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오갔다. 언제까지 벌레인 채로 있는가, 다들 쉬쉬 하지만 잠 자를 불편히 여기고 부정하는 마음과 약간의 말들은 계속해서 오갔다. 그걸 잠자도 안다.
잠자는 결단했다.
어느 날부터 누이가 밥을 줘도 항상 그 위치에 밥이 그대로 놓여있게 되었다.
시간이 충분히 지나도 놓여 있다. 그대로. 아무 미동도 없이.
그리고 잠자는 죽었다. 잠자의 결단이 결실을 맺게 되었다.
잠자의 가족들은 집을 팔고 열차를 타고 떠났다.
마치 아주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새로운 여행을 떠나듯이.
인간의 본성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굳이 철학처럼 어려운 말들을 들먹이며 나타내는 것이 아닌 그저 하나의 이야기로서 인간의 본성을 잘 보여준다.
내가 이 책을 읽고 깨달은 건 자신의 현재 상황이 어떻건, 누구 건 중요하지 않다. 그저 인간답게 살기 위해 일을 하며 돈을 벌고, 남에게 손을 벌리지 않을 정도로는!!! 적어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없는 소리, 아쉬운 소리 할 게 아니다. 적어도 잠자는 말하지 않았다. 아니다 말할 수 없었다. 그리고 집 밖으로 나가려 하지도 않았다. 자신의 위치를 알기 때문에 결심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벌레로 어느 날 갑자기 변신할 일이 결코 없는 이야기 밖의 우리는 벌레가 될 수 없겠지만 벌레처럼 살지는 말아야 한다.
말가 심한 거 같지만 가장 인간다운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정말 많이 느낀 게 내가 누구고 상태가 어떻고 무엇이건 간에, 남에게 손 벌리며 살지 말아야 하고, 남이 나를 챙겨주길 바라선 결코 안된다는 것. 가령 가족이라도. 가족일수록 절대 손 벌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 손을 벌려도 지속하지 말아야 하고, 도와주는 이들에게 감사하라는 것. 아마 잠자가 이야기 속에서 벌레로 변해도 말을 할 수 있었더라면 가족들은 결코 잠 자를 버리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잠자는 말도 못 했다. 어떤 표현도 못했다. 정말 카프카는 천재다.
심리학 책을 보면 동기부여를 얻고자 하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어쩌면 고통일지 모른다고 몇몇 언급이 된다.
그러니까 꿈을 이루고 성공해서 휘황찬란하게 사는 모습을 상상하며 내가 움직이기를, 능동적으로 변해가기를 바라는 것보다 내가 움직이지 않아서, 내가 책임이지 않아서 그로 인해 생기는 주변 사람의 고통과 나의 불안한 미래 속에서 가슴 떨며 자책하고 살아가는 모습을 상상하는 게 더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다. 장기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말이 아니다. 즉시 행동으로 옮기기에 이만한 동기부여, 스스로에게 내리는 회초리는 없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카프카를 읽고 정말 뼈저리게 느꼈다.
능력이 있건 없건 뭐라도 해서 남에게 손 빌리지 말고, 아쉬운 소리 말고, 돈 벌며 열심히 살자. 그리고 꼭 감사를 표하자.
한 가지 더.
발등에 불 떨어진다는 말이 있다. 잠자의 가족들. 생계가 끊어지니 일을 하기 시작한다.
여기서 느끼는 게. 일단, 죽을 때까지 일을 해야 한다. 은퇴할 시기가 되어도 생산할 수 있는 건 해야한다.
삶에 대한 경각심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꼭 한번 읽었으면 좋겠다.